메모리 반도체는 오랫동안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 오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불렸어요. 그런데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올해 들어 사이클이 끝났다는 주장과 아직 중반이라는 반론이 함께 나오고 있어요. 국내외 보도와 리서치를 근거로 두 시각이 각각 무엇을 말하는지 비교해 볼게요.
사이클 종료론의 근거, 장기계약
머니투데이는 2026년 5월 5일 ‘5년치 일감 쌓아두고 판다’는 제목으로 메모리 사이클이 끝난 것 아니냐는 논의를 다뤘어요. 핵심은 구속력이 높은 장기계약이 확산되면서 메모리 업체가 수요 변동에 따라 가격이 출렁이는 산업에서 수주형 산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이에요.
과거에는 고객사가 필요할 때마다 시장 가격에 사 가는 방식이라 수요가 꺾이면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급락했어요. 반대로 물량과 기간을 미리 묶는 계약이 늘면 매출이 안정되고 실적 변동 폭이 줄어들 수 있어요. 이런 구조 변화가 사이클이 사라졌다는 주장의 가장 큰 근거예요.
사이클은 남아 있다는 반론
월가에서는 AI 수요가 메모리 산업의 장기 구조를 바꿀 것이라는 주장과, 결국 또 하나의 슈퍼사이클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요. 뉴데일리는 2026년 5월 26일 ‘AI가 메모리 사이클을 끝냈다?’는 질문을 던지며 월가에서 다시 반도체 과열 경고가 나왔다고 전했어요.
신한금융그룹 인사이트 글은 반도체 하반기 전망에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아직 중반이라는 시각을 제시했어요.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는 쪽과 중반이라고 보는 쪽 모두 AI 수요가 강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 수요가 지속될지와 공급이 얼마나 늘지가 결론을 가르는 변수예요.
시장 정점이 아니라 성장 속도의 정점
헤럴드경제가 소개한 분석에서는 배트만 연구원이 ‘올해 시장은 규모의 정점이 아니라 성장 속도의 정점’이라고 평가했어요.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더라도 증가율은 올해가 가장 높고 이후에는 둔화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기사 제목도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 유산’이라는 표현을 썼어요.
같은 기사에서 배트만 연구원은 메모리 3사의 신규 공장이 완공돼 가동되는 2028년께부터, 늦어도 2030년에는 HBM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어요. 즉 지금은 공급이 빡빡해서 가격이 유지되지만, 신규 팹 물량이 나오면 가격 압력이 생길 수 있다는 시나리오예요.
시장 규모 전망
검색으로 확인되는 자료에서는 가트너와 딜로이트 등이 2026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역대 최고치인 1조 3,2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소개돼요. 이 수치는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커진다는 점을 보여 주지만, 성장률이 지속될지까지는 말해 주지 않아요.
글로벌 주요 기관과 외신들이 2026년 하반기를 시장 흐름이 바뀌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지목한다는 점도 함께 볼 필요가 있어요. 실제로 하반기에 접어든 지금은 신규 설비 투자 발표와 고객사 재고 조정 신호가 사이클 논쟁의 핵심 관찰 지표예요.
지금 확인해야 할 지표
사이클 논쟁을 판단하려면 결과를 뒤늦게 따라가는 것보다 앞서 움직이는 지표를 보는 것이 좋아요. 논쟁의 양쪽 근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 장기계약 비중 가격과 물량을 미리 묶는 계약이 늘수록 실적 변동이 줄어들어 사이클 완화론에 힘이 실려요.
- 신규 팹 가동 시점 메모리 3사의 신규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8년께가 공급 증가와 가격 하락 가능성의 분기점으로 거론돼요.
- HBM 가격 추이 AI용 고대역폭 메모리 가격이 유지되는지가 슈퍼사이클 지속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에요.
- 월가 과열 경고 주가와 기대가 과도하게 앞서갔다는 경고가 반복되는지도 시장 심리를 보여 줘요.
마무리
사이클이 끝났다는 주장은 장기계약과 수주형 전환에 근거하고, 반론은 결국 또 하나의 슈퍼사이클일 뿐이라는 시각에 근거해요. 헤럴드경제가 소개한 분석처럼 올해는 시장 규모의 정점이 아니라 성장 속도의 정점일 수 있고, HBM 가격은 신규 공장이 가동되는 2028년께부터 압력을 받을 수 있어요. 투자나 산업 판단이 필요하다면 장기계약 비중과 신규 팹 일정을 계속 확인하세요.
참고: 머니투데이 메모리 사이클 끝? 보도, 헤럴드경제 성장 속도 정점 분석, 뉴데일리 월가 반도체 과열 경고, 신한금융그룹 반도체 하반기 전망